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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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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몹시도 바람은 울었다.
울음소리에 모든 것들 쓸려 먼 어드메
반질한 땅가죽 드러나 구슬은 굴러간다.
새까만 깊은 밤이 낯선 기척에 울먹인다.
날카로운 달팽이관 덩달아 세상을 등질 듯이
목관에 대못을 박을 때 터지는 공명의 아름다움
순이네 철이네 멍멍이 짙은 어둠을 노래하고

앙상하게 드러난 공룡의 화석 뼈처럼 솟아오른
오솔길 위 고드름같은 삐죽한 돌뿌리들
간 밤 세찬 바람이 쌓여  햇살에 눈이 부시고
책가방에 구르는 구슬은 영롱할 빈틈을 노린다.
발은 본능적으로 피하지 말아야할 시간 속으로
고무신의 유토피아는 지평선처럼 이을 추억뿐

<그자리>>>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