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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63 마치 독립군처럼 고양이 당당하게 웅크리며 우수에 젖은 동경의 시선뿐 날카로운 발톱에 사상은 찟겨 욕심만 남을 어둠의 블랙홀로 빨려드는 민초의 한 숨들 낙동강 휘돌아 전철은 지금이 다음으로 차곡차곡 풍경은 시신경을 타고 뉴우런 너머 일렁이는 물결은 꿈으로 찬 붕어의 비늘처럼 아침햇살 빈틈으로 어느새 석양에 물든다. 살면서 위로 받을 사람보다 그들이 있었기에 녹음된 기계소리 정직함이 버티는 이유였다. 마주한 임산부 빈자리 반사한 색이 고독할 때 무엇이 우리를 결집시키고 당신의 가치를 돋울까?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62 버드나무 앙상한 가지를 두고 풍만한 낙엽들은 풍문으로 우수수하다. 앞집 꼬마는 나무에 올라 키를 재고 밤마다 버드나무에 올라 세상을 키운다. 플라타나스는 가을의 전설 속으로 학교 운동장은 만국기와 수정같은 웃음소리 높고 낮은 담장 사이로 곱게 물던 노을은 홍시를 업고 옆집 숙이는 밤마다 꿈길 따라 어딜 가는지? 메타쉐콰이어의 갈색 이별과 바람의 노래 텅 빈 도로를 빈 깡통처럼 요란하게 울리고 하늘 높이로 뻗어가는 종이연에 소식 전하면 기다림이 그러하다 했던 우리 할머니 생각납니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61 바람은 시치미를 떼고 그곳에선 불을까 말을까 바람의 목소리 꺼어억 꺼으억 붙박 듯 멈춘 나무 짝다리 짚어 바람의 화려한 각도를 따라 오돗커니 텅빈 공간으로 존재하는 그 만남은 저항과 혁명을 불러 보도블럭 사이 저항의 씨앗을 낳고 능선 따라 바람 골짝을 따라 저항의 흔적들 언제나 곁을 두고 스쳐 지나는 당신은 잠자리 그 품속으로 물장구 놓고 참새들은 왁자지끌 소리 큰 놈 쫓아 해질녘 단풍의 이별은 바람마저 울먹이니 참았던 울음보는 부푼 보름달 같고 어디로 가야하나 머뭇거리는 이 발길이여! 더보기
그냥60 왜? 비우지 못하고 채우려고 스치는 존재의 의식에서 집중하지 못하는 어지럼증들 왜? 생물학적 나이테의 올가미 벗어나지 못하고 동정을 구걸하는 흔들리는 표정들 결국 자아상실의 서글픈 무대인사뿐 돌아 누운 하루가 어제와 같은 좌표아래 내일은 다를 기도 소리는 머언 종탑 울리면 그 때 장닭 울음은 가슴을 저미는고뇌의 시작 지금에 일러 덧없다 한들 세월이 위안 받을까?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59 제자리를 찾아 온돌같은 모든 것들이 왔던 곳으로 빛을 추수하듯 거둔 석양아래 한 점이 아버지 였었으면 아침은 가벼운 영혼을 마주하고 인당수에 투신하듯 물을깃고 소박한 채반에 한 숨과 눈물을 채우고 뒤돌아 앉은 바람같은 어머니 새벽 길에 샛별이었을 우리들은 지금 그들이 되어 한치 오차도 없는 궤도 위 그곳에 서면 종착역이 너무 뻔하니 그들의 그들도 또 그들도 지금일 뿐 >>외딴집 아궁이에 불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58 걷게되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간 밤의 열정과 냉정 그리고 살기어린 전투들 길에는 껍데기처럼 가벼운 시체 뒹굴고 나는 그의 귀에 대고 대본을 두드린다. 걷게되면 만나는 이야기가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얼굴의 매력들 툭하고 부르면 삶의 무게로 주렁주렁 매달고 저 파란 하늘 수 놓을 편지에 잉크를 채운다.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을 고집들 오늘도 겉과 속이 다른 과일처럼 단내를 달고 이미 가득 채운 공간으로 지켜야 할 것들에 줄을 대면 걷는다는 것은 가난하고 당신들을 내안에 산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처럼 아름답기를 더보기
그냥57 가을 풀밭에 누가 산다. 보이는 것만 보는 색감으로 눈을 좁혀 수색이라 보일리 없는 요정들의 재잘거림만 가득하고 나그넨 가던 발길 붙잡아 또 누굴 생각하나. 하늘은 또 왜 그리도 어지러운지 볼만한 천연의 산수화는 흩어져 눈물이 핑하고 한 줄의 직선과 곡선으로 연속의 아쉬움 남기고 철새는 무진장 고독하게 억수로 지친 비행을 하나. 노련한 것들이 프로처럼 시간을 포식할 근육들 그 사이로 미리 걱정하는 계절의 모습에서 너무 애끓는 색과 바람이 자꾸 시야를 스친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재우고 더보기
그냥56 좁고 작은 틈으로 보았다. 보이는 손등으로 누구를 보았니 화려한 전생과 신분이 춤을 추는 망나니 같은 연극의 막을 걷어 무대를 상상하는 순간의 만끽. 연분홍 초승달 아래 가지런한 선을 쫒아 빛의 자취는 남아 걸었던 손가락 사이로 여자는 남자를 기다리는 박물관의 한줄 서사로 차마 그 여린 색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한 인간의 고달픈 싸구려 사랑처럼 굴절되지 말라. 그래서 순간을 간직하고 빛으로 남아 오래오래 별이 되어 영원하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