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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71 바다는 어찌어찌 도시와 만나 쩌렁쩌렁 목소리를 모으고 모아 깊은 바닷속 얘기를 들여주려나보다. 물살을 가르는 거친 손가죽 사이로 홍등가 분내음 소리는 지폐 졸라 숨 졸이고 배의 꿈은 단순하니 오늘만 살자한다. 일렁이는 파도가 만든 시간이 보기만 해도 줄을 세우는 이곳은 무엇을 탐하고 싶어서 서로의 거친 거리 마저 치열한 삶으로 머물러 섬처럼 버려진 홀로 고독한 당신을 탓할까?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70 주검을 맞이하는 자세가 따로 있을까? 쓸어올리는 머리카락의 촉감이 손가락 사이로 가소롭다. 많은 생각이 그 틈으로 솟았다 눕고 빠져 나간다. 기다리는 주검, 달려가는 주검, 멈춰버린 주검 조직처럼 주검을 모아 낱개로 포장된 제품들 숙명처럼 받아들여야할 소멸과 탄생은 구설수에 올라매 순간 흥미진진할까?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69 햇살은 바람을 부추켜 단풍을 노래하고 낙엽은 소리를 깨워 발자국을 만든다. 전동열차가 저만치 어서오라 손짓하듯 달리고 종종걸음 사이로 옷자락은 방향을 기억한다. 어디서 익숙하고 달고한 공기의 흐름에 멈칫하고 조물락 빚은 향기따라 입간판 채운 빵빵이 몇개인가?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68 개가 몸부림을 친다. 그는 나에게 묻는다.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요? 그러게 남녀가 유별한데 개는 언제부터 옹아리를 한다. 그리고 미묘한 소리로 속삭인다. 개꿈의 7할은 우리라고 꼬리 치고 남은 3할은 저승에서 바꿔 살기라고 저만치 서로를 의지하고 개는 본능으로 콧바람 한잔의 취기로 한없이 깊은 호흡을 우주로 뿜어내고 마냥 기다리는 목줄은 애욕의 계절에 파르르하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67 십원만, 십원만, 십원만 엄마 치마자락 붙잡고 생떼를 그때는 몰랐다. 외상을 줄줄이 달고 하늘만 하염없이 한숨은 눈에 멍이 들고 그때는 알았다. 이 땅엔 고통과 비교할 그 무엇도 아주 잠시 머문 행복의 아편 이젠 때를 쓸 곳도 없구나.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66 혼자있는 것은 원하지 않을지도 고독은 간절히 원하는 순간을 만든다. 가끔은 아주 낮선 곳을 동경하고 그 동정의 환상으로 생각은 무한궤도를 달린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지난 시간을 비웃고 데면데면 삶은 더이상 굶주리지 않았고 속박과 굴욕마저 분노가 맞서지 않으니 끝이 보이는 시간에 감사는 사치일까 겸손일까? 까마귀는 무리지어 사람무리를 탐하고 늙은 나뭇가지에 실린 체중은 중력과 바람을 잡고 도시의 회색 지붕아래 순간의 짜릿함과 분열들 결국 시간은 홀로 고독할 수면 아래 숨긴 것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65 그림자가 그림처럼 번지면 화가는 빛을 빚어 저미고 농부는 물을 빚어 수확을 한다. 어둠이 바람처럼 흔들릴 단풍들 매서운 추위가 달빛마저 흔들면 나그네 발걸음 아랫목을 재촉하고 오는 새벽이면 꿈보다 먼저 번뇌가 누운 자리에 밤의 흔적이 강물처럼 흐르고 개는 신화처럼 사람이 되어간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64 그는 나를 보고 나는 그를 본다. 오며 가며 스치는 의례적 인사뿐 ‘좋은 주식 계속 투자, 틀림없이 폭발’ ‘오늘은 즐거운 금욜, 오늘은 피곤한 월욜’ 쵸코와 딸기 중 딸기에서 서로 설래고 ‘아프지 않고 오래 살길, 결국 돈이 있어야’ 그는 지옥에서 나를 구원하려 십자가를 나는 언제나 중립 ‘종교 한결같이 주검을 화두로’ 사후의 논쟁은 수많은 철학, 문화, 문학 속에서 우리의 고단한 삶을 반죽하고 구웠던 흔적조차 차라리 시작도 끝도 없는 모양새였으면 우리는 그들을 보고 그들은 또 우리를 본다. 짝을 찾고 짝을 짖고 짝짝짝 사라지는 공포의 단짝 시간 앞에서 기억하길 기록하여 영원하길 그들의 힘으로 한결같이 똑같은 주검의 무게는?????????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