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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95 하늘 아래 구름이 볼륨 자랑으로 지긋이 널렸다. 누구라도 이 순간을 즐길지, 경계할지 각자 몫이라고 태연하고 무심하게도 마치 웜홀처럼 다른 세상으로 바람은 손사래를 치며 저 멀리 거리를 두고 의심의 낡은 목록에서 벗어나려 부자연함 몰리면 반짝이 나그네 종종걸음은 온 몸으로 그들 앞에 섰다. 길섶의 꽃들 시작의 햇살로 화사한 화장끼 부리고 달아난 바람은 숨죽여 볼 두드림꽃가루 날려주니 벌과 나비, 새들의 방랑이 노래하는 풍류 마다할까? 더보기
그냥94 소리통의 울림을 최대한 낮게 바닥에 기대어 당신의 생각을 사소한 분신으로 날려두건만 새벽은 매일같이 청소차처럼 왔다가는 간다. 다시 통소리 키를 키우면 혼자가 마술처럼 분신술의 환영은 익숙한 곳으로 하나 둘 자릴 잡고 꼭 가야만 할 곳인듯 채찍으로 영혼을 세게 내려친다. 발이 땅에 닿고 위험은 비로소 시작도 끝도 없이 반복되는 데자뷰처럼 다시 철로 위에 설 것이며 침대 위에서 죽을 확률의 게임과 비교된다. 악착같은 소리가 터널과 터널 사이로 이어지고 손발은 소리에 맞춰 노동요를 숨죽여 토하려니 도대체 별들의 속삭임은 보기만 하라니 너무하다. 더보기
그냥93 깊은 어둠 바닷 속의 가녀린 소리 뒤뚱거리는 숫자들이 숨을 고른다. 아침에 머뭇거리던 소유물들이 나올 즈음 통쾌한 손익계산의 무게는 주판알을 퉁긴다. 드디어 또 하루를 살게하는 밀착된 산출물들이 켜켜이 쌓인 꿈과 이불을 접어 관능적이다. 적기적 충격에 움찔거리는 승강기의 잠꼬대 알고리즘의 선택에 드디어 우리의 삶이 움직인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92 태어나면서 죽음을 깊이 생각이나 했을까? 시간은 점점 숨통을 조여 하염없이 길을 간다. 길 가의 이름 모를 풀에 구슬픈 시선 던질 때 같은 처지는 오롯한 생각만으로 머물뿐이고 외소한 나무를 만나 그의 심장 속에 든다면 지금이라도 이 번뇌를 멈출수 있을 것 같아 어쩜 끝이 있어 다행이라고 그 끝엔 그들이 언제나 처럼 빛과 그림자로 시간을 채웠으니 꽃향기 취한 이 순간을 두고 다른 길을 탐하는 어리석고 부질없는 미련으로 살았냐고 묻는다. 날개를 활짝 흑백의 비행은 점에서 점으로 보이지 않는 한 점으로 왔다, 점으로 돌아간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고 더보기
그냥91 교실 바닥이 맨질맨질 맨드라미처럼 빛들이 홀로그램으로 질서있게 번진다. 긴장이 정적을 들쳐 업고 삐그득 의자소리 성난 뾰로지처럼 쏘는 비수는 공기를 가른다. 이미 창 밖은 자유가 무르 익어 팝콘 터질 듯이 몽글몽글 뭉개구름 그 아래 이팝꽃까지 스무살처럼 곧 여기 종소리 맞춰 터질 용수철 튕김으로 유리천장은 이미 우주로켓 맞아 최강의 우주전사로 예상한 결과지만 잔인한 정적아래 쪼그린 그들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노을처럼 고요히 스며든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 90 둘러보고 불러봐도 메아리는 어디도 없다. 설마 혼자임을 절래절래 부정하지만 현실은 홀로 고독하라며 독백을 노래한다. 이별이 잦아지는 때가 따로 있을까마는 소식을 듣고 나이를 헤아려 슬픔을 계산하니 부질없는 처음에 닿아 끝과 다를 것이 없어라. 공간을 채울 모습 대신 그리움만 남겨두고 우리 곁을 떠나는 오감의 흔적들은 들었으면 한줌의 잿더미로 선악의 굴레를 벗었다고 그것이 그냥 끝이었으면 닦고, 지우고, 생각마저 문을 닫아보지만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을 것같은 불안과 집착들만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89 바람은 곧게 가려 무진 애를 쓰게 쓴다. 하지만 돌아야할 곳이 참 많기도 하다. 스쳐지나면 인연이 마치 박터지듯 쏘다지고 또 다음 어떤 바람이 불까, 운을 따져본다. 저만치 시선이 멎은 곳에 본능의 이름으로 끌리는 어제의 만남은 익숙한 이방인이기에 우리는 서로의 비밀을 간직한채 현실적이다. 아마 내일도 바람을 두고 서로 앞을 다툴 것이라 먼 이국의 낯설음은 도전과 향수의 한 줄 시로 고향에 닿고픈 간절함이 걸음걸음 목이 메인다.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
그냥88 이름없는 풀들이 웃고 있다. 바람은 그 사이사이로 빈틈없이 성장한다. 소박하고 가녀린 신생의 비밀을 품고 이야기는 들판 위를 깨알같은 햇살로 채운다. 너무 당겨버린 초록의 그늘에 어색도 하건만 듬직하고 우람한 아름들이 자리가 가난을 채우고 그들의 놀이터에 회전목마와 롤러코스터 가지마다 혼자가 아니라고 목 놓아 노래하고 마음을 안는다. 여린 잎들의 추락은 어둠을 틈타 아침을 맞고 무진장 흔들림은 디스코팡팡처럼 간절한 이별들 세상에 피지도 못한채 희생하는 쓰라린 섭리 그 앞에서 목을 놓아 피같은 솔향으로 정화를 하리라. >>외딴집 아궁이에 별을 피우며 더보기